먹먹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크린과 달리 내 마음은 먹먹해져만 갔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이어도사나'는 그 먹먹함을 욱하게 만들었고, 영화가 끝나자 또다른 먹먹함이 몰려들었다.
이 영화는 제주 4.3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지만 정치에 관한 스트레스 때문에 이 영화를 피하지 말기를 바란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크린과 달리 내 마음은 먹먹해져만 갔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이어도사나'는 그 먹먹함을 욱하게 만들었고, 영화가 끝나자 또다른 먹먹함이 몰려들었다.
지슬은 사람과 삶에 대한 영화니까..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화면은 무채색의 영상과 단조로운 음향위주로 담담하게 채워진다.
군인을 피해 도망친 마을 사람들을 그릴때에도, 폭도를 찾아 마을 사람을 쫓아다니는 군인을 그릴때에도 담담하게 그 모습을 그려낸다.
마치 우리내 삶의 풍파란게 지나고 나면 이런것이 아니겠는가 말하고 있는 것 처럼.
마을사람들과 군인들은 서로를 향해 대치하고 있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다만 국가적인 이데올로기의 포화 속에서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난리통 속에서 보여주는 마을 사람들의 행동들은 무척이나 이질감을준다.
그저 하나의 평범한 삶을 담담하게 살아나가려는 모습들..
지슬(감자의 제주어)은 이러한 '삶'을 상징하며 영화 곳곳에서 등장한다.
숨어있는 동굴에서의 양식이며, 군인이 포로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희망이며, 어머니의 아들을 향한 사랑을 담아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현실을 이겨내려는, 혹은 부정하려는 사람은 항상 어느쪽에나 있기 마련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구성원도 그 속내에는 혼란이 가득 차 있다.
어느 순간 피아의 식별이란 무의미해진다.
한발자국 물러서서 봤을때 그들은 모두 피해자의 위치이다.
가해자가 누군지 명확하지 않은 피해자..
이 사회는 이런 아픈 역사의 피해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위로받지 못하고, 왜곡되어지고, 은근슬쩍 잊혀저 가는 피해자들..
지슬은 스크린 위에서 그런 그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너무 엄숙해질 필요는 없지만, 잊지는 말자.
그들의 삶 또한 우리네 삶과 다르지 않은 귀중한 삶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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